: 구리 료헤이 지음

一杯のかけそば(우동 한그릇) : 해마다 섣달 그믐날(12월 31일)이 되면 일본의 우동집들은 일년중 가장 바쁩니다. : 삿포로에 있는 우동집 <북해정>도 이 날은 아침부터 눈코뜰새 없이 바빴습니다. : 이 날은 일 년중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밤이 깊어지면서, :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빨라졌습니다. : 그러더니 10시가 지나자 손님도 뜸해졌습니다. : 무뚝뚝한 성격의 우동집 주인 아저씨는 입을 꾹 다문채; : 주방의 그릇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 그리고 남편과는 달리 상냥해서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은 주인여자는, : 임시로 고용한 여종업원에게 특별 보너스와 국수가 담긴 상자를, : 선물로 주어 보내는 중이었습니다. : : "요오코 양, 오늘 정말 수고 많이 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아요." : "네, 아주머니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요오코 양이 돌아간 뒤 주인 여자는 한껏 기지개를 펴면서, : "이제 두 시간도 안되어 새해가 시작되겠구나. 정말 바쁜 한 해였어." : 하고 혼잣말을 하며 밖에 세워둔 간판을 거두기 위해 문쪽으로 걸어갔습니다. : 그 때였습니다.출입문이 드르륵, : 하고 열리더니 두 명의 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섰습니다. : 여섯 살과 열 살 정도로 보이는 사내애들은 새로 산 듯한 옷을 입고 있었고, : 여자는 낡고 오래 된 체크 무늬 반코트를 입고 있었습니다. : "어서 오세요!" : 주인 여자는 늘 그런 것처럼 반갑게 손님을 맞이했습니다. : 그렇지만 여자는 선뜻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머뭇 머뭇 말했습니다. : "저…… 우동…… 일인분만 시켜도 괜찮을까요?……" : : : 뒤에서는 두 아이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 세 사람은, 다 늦은 저녁에 우동 한 그릇 때문에 주인 내외를 귀찮게, : 하는 것은 아닌가 해서 조심스러웠던 것입니다. : 하지만 그런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주인 아주머니는 : 얼굴을 찡그리기는커녕 환한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 "네…… 네. 자, 이쪽으로." : 난로 바로 옆의 2번 식탁으로 안내하면서 주인 여자는 주방 안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 "여기, 우동 1인분이요!" : 갑작스런 주문을 받은 주인 아저씨는 그릇을 정리하다 말고 : 놀라서 잠깐 일행 세 사람에게 눈길을 보내다가 곧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 "네! 우동 1인분!" : 그는 아내 모르게 1인분의 우동 한 덩어리와 거기에 : 반 덩어리를 더 넣어서 삶았습니다. : 그는 세 사람의 행색을 보고 우동을 한 그릇밖에 시킬 수 없는 이유를 : 짐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 "자, 여기 우동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 가득 담긴 우동을 식탁 가운데 두고, 이마를 맞대며 : 오순도순 먹고 있는 세 사람의 이야기 소리가 계산대 있는 곳까지 들려왔습니다. : "국물이 따뜻하고 맛있네요." : 형이 국물을 한 모금 마시며 말했습니다. : "엄마도 잡수세요." : : : 동생은 젓가락으로 국수를 한 가닥 집어서 어머니의 입으로 가져갔습니다. : 비록 한 그릇의 우동이지만 세 식구는 맛있게 나누어 먹었습니다. : 이윽고 다 먹고 난 뒤 150엔(한화 약 1,500원)의 값을 지불하며, : "맛있게 먹었습니다."라고 공손히 머리를 숙이고 : 나가는 세 사사람에게 주인내외는 목청을 돋워 인사를 했습니다. :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그 후, 새해를 맞이했던 <북해정>은 변함없이 바쁜 날들 속에서 : 한 해를 보내고 다시 12월 31일을 맞이했습니다. : 지난해 이상으로 몹시 바쁜 하루를 보내고 10시가 지나 : 가게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드르륵 하고 문이 열리더니 : 두 명의 사내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왔습니다. : : 주인 여자는 그 여자가 입고 있는 체크 무늬의 반코트를 본 순간, : 일년 전 섣달 그믐날 문 닫기 직전에 와서 우동 한 그릇을 먹고 갔던 : 그 손님들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 여자는 그 날처럼 조심스럽고 예의바르게 말했습니다. : : "저…… 우동…… 1인분입니다만…… 괜찮을까요?" : "물론입니다. 어서 이쪽으로 오세요." : 주인 여자는 작년과 같이 2번 식탁으로 안내하면서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 "여기 우동 1인분이요!" 주방 안에서, 역시 세 사람을 알아 본 주인 아저씨는 : 밖을 향하여 크게 외쳤습니다. : "네엣! 우동 1인분!" : 그러고 나서 막 꺼버린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였습니다. : 물을 끓이고 있는데 주인 여자가 주방으로 들어와 남편에게 속삭였습니다. : : : "저 여보, 그냥 공짜로 3인분의 우동을 만들어 줍시다." : 그 말에 남편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 "안돼요. 그렇게 하면 도리어 부담스러워서 다신 우리 집에 오지 못할 거요." : : 그러면서 남편은 지난해처럼 둥근 우동 하나 반을 넣어 삶았습니다. :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내는 미소를 지으면서 다시 작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 "여보, 매일 무뚝뚝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인정도 없으려니 했는데 : 이렇게 좋은 면이 있었구려." : 남편은 들은 척도 않고 입을 다문 채 삶아진 우동을 그릇에 담아 : 세 사람에게 가져다 주었습니다. : : 식탁 위에 놓인 한 그릇의 우동을 둘러싸고 도란도란하는 : 세 사람의 이야기 소리가 주방 안의 두 부부에게 들려왔습니다. : "아…… 맛있어요……" : : : : 동생이 우동 가락을 우물거리고 씹으며 말했습니다. : "올해에도 이 가게의 우동을 먹게 되네요." : 동생의 먹는 모습을 대견하게 바라보던 형이 말했습니다. : "내년에도 먹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 어머니는 순식간에 비워진 우동 그릇과 대견스러운 : 두 아들을 번갈아 바라보며 입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 : 이번에도, 우동값을 내고 나가는 세 사람의 뒷모습을 향해 : 주인 내외는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그 말은, 그날 내내 수십 번도 더 되풀이한 인사였지만 : 주인 내외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도 크고 따뜻함을 담고 있었습니다. : : : : 다음 해의 섣달 그믐날 밤은 어느 해보다 더욱 장사가 잘 되는 중에 :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 <북해정>의 주인 내외는 누가 먼저 입을 열지는 않았지만 : 밤 9시 반이 지날 무렵부터 안절부절 못하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10시가 지나자 종업원을 귀가시킨 주인 아저씨는, : 벽에 붙어 있던 메뉴를 차례차례 뒤집었습니다. : 금년 여름부터 값을 올려 <우동 200엔>이라고 씌어져 있던 메뉴가 : 150엔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 2번 식탁 위에는 이미 30분 전부터 '예약석'이란 팻말이 놓여졌습니다. : 이윽고 10시 반이 되자, 손님의 발길이 끊어지는 것을 : 기다리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어머니와 두 아들, 그 세사람이 들어왔습니다. : : 형은 중학생 교복, 동생은 작년에 형이 입고 있던 : 점퍼를 헐렁하게 입고 있었습니다. : 두 형제 다 몰라볼 정도로 성장해 있었는데, : 아이들의 엄마는 여전히 색이 바랜 체크 무늬 반코트 차림 그대로 였습니다. : "어서 오세요!" : 역시 웃는 얼굴로 맞이하는 주인 여자에게 어머니는 : 조심스럽고 예의바르게 물었습니다. : "저…… 우동…… 2인분인데도…… 괜찮겠죠?" : "넷!…… 어서 어서 자, 이쪽으로……" : 세 사람을 2번 식탁으로 안내하면서, : 주인 여자는 거기 있던 <예약석>이란 팻말을 슬그머니 감추고 : 주방을 향해서 소리쳤습니다. : : : : "여기 우동 2인분이요!" : 그 말을 받아 주방 안에서 이미 국물을 끓이며 기다리고 있던 : 주인 아저씨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 "네! 우동 2인분, 금방 나갑니다!". : 그는 끓는 국물에 이번에는 우동 세 덩어리를 던져 넣었습니다. : : 두 그릇의 우동을 함께 먹는 세 모자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 그리고, 세 사람은 어느 해보다도 활기가 있어 보였습니다. : 그들에게 방해될까봐 조용히 주방 안에서 지켜보고 있던 : 주인 내외는 우연히 눈이 마주치자 서로에게 미소를 지으며 : 흐뭇한 표정을 지어 보였습니다. : 평소에는 무뚝뚝하던 주인 아저씨도 이 순간만큼은 기분좋게 웃고 있었습니다. : 세 사람의 대화는 계속되었습니다. : : "시로도야, 그리고 쥰아 오늘은 너희 들에게 엄마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구나." : "……고맙다니요?…… 무슨 말씀이세요?" 형인 시로도가 물었습니다. : 어머니의 말이 이어졌습니다. : : "너희들도 알다시피 돌아가신 아빠가 일으킨 사고로 : 여덟명이나 되는 사람이 부상을 입었잖니?. : 일부는 보험금으로 보상해 줄 수 있었지만 보상비가 모자라 : 그만큼 빚을 얻어 지불하고 매월 그 빚을 나누어 갚아왔단다." : : "네…… 알고 있어요." : 형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습니다. : 주인 내외는 주방 안에서 꼼짝않고 선 채로 계속해서 그들의 이야기에 : 귀를 기울였습니다. : "그 빚은 내년 3월이 되어야 다 갚을 수 있는데, 실은 오늘 전부 갚았단다". : "네? 정말이에요 엄마?" : 두 형제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 : "그래, 그 동안 시로도는 아침 저녁으로 신문 배달을 열심히 해 주었고, : 쥰이는 장보기와 저녁 준비를 매일 해 준 덕분에 엄마는 안심하고 : 회사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단다. : 그것으로 나머지 빚을 모두 갚을 수 있었던 거야." : "엄마, 형! 잘됐어요! 하지만 앞으로도 저녁 식사 준비는 제가 계속할 거예요." : "저도 신문 배달을 계속할래요! 쥰아, 우리 힘을 내자!" : 형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 "고맙다. 정말 고마워!" : 어머니는 아이들의 손을 움켜쥐며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 : 그걸 보며 형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 "엄마, 지금 비로소 얘긴데요, 쥰이하고 제가 엄마한테 숨긴 게 있어요. : 그것은요…… 지난 11월에, 학교에서 쥰이의 수업을 참관하러 오라는 : 편지가 왔었어요. : : 그리고 쥰이 쓴 작문이 북해도의 대표로 뽑혀 전국 작문 대회에, : 출품하게 되어서 수업 참관일에 그 작문을 쥰이 읽기로 했다고요, : 하지만 선생님이 주신 편지를 엄마께 보여드리면…무리해서 회사를 쉬고 : 학교에 가실 것 같아서 쥰이 일부러 엄마한테 말을 하지 않고 있었대요. : 그 사실을 쥰의 친구들한테서 듣고…제가 대신 참관일에 학교에 가게 됐어요". : 어머니는 처음 듣는 이야기에 조금 놀랐지만 금방 침착하게 말했습니다. : : "그래…… 그랬었구나…… 그래서?……" : "선생님께서 작문 시간에, 나는 장래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라는 : 제목으로 작문을 쓰게 했는데 쥰은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으로 : 글을 써서 냈대요. : : 지금 그 작문을 읽어 드리려고 해요. : 사실 전 처음에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만 듣고는, : 여기 '북해정'에서의 일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쥰 녀석, : 무슨 그런 부끄러운 얘기를 썼지? 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었어요. : : 그런데, 쥰이의 작문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자, 지금부터 읽어드릴게요." : 시로도는 그러면서 교복 상의 주머니에 접어서 넣어 두었던 : 종이 두 장을 꺼내어 펼쳤습니다. : 쥰의 작문을 읽어 내려가는 시로도의 목소리는 작지만 : 낭랑하게 우동 가게에 울려 퍼졌습니다. : : : : "우리 아빠는 운전을 하다 교통 사고를 내서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 세상을 떠나셨다. : 그런데 피해자들 모두에게 보상을 해주기 위해선 보험금으로도 부족해서 :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 : 그 때부터 우리 가족의 고생은 시작되었다. : : 엄마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셨고, : 형은 날마다 조간과 석간 신문을 배달해서 돈을 벌었다. : 아직 어린 나는 돈을 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도 없었고, : 엄마와 형은 나에게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했다. : 대신 나는 저녁이면 시장을 봐서 밥을 해놓는 일을 했다. : 내가 해 놓은 밥을 엄마와 형이 맛있게 먹는 걸 볼 때 나는 행복하다. : : 나도 우리 식구를 위해 작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 빚을 하루라도 빨리 갚기 위해서 우리는 모든 것을 절약하는 생활을 했다. : 엄마의 겨울 코트는 아주 오래 되어 낡고 해어졌지만 : 해마다 꿰매어 입으셔야 했다. : : 그러던 중에 재작년 12월 31일 밤에 우리 가족은 : 우연히 한 우동 가게를 지나치게 되었다. : 안에서 흘러나오는 우동 국물의 냄새가 그렇게 맛있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 우리 형제의 마음을 알았는지 엄마는 우리에게 우동을 사 주시겠다고 했다. : 우리는 그 말이 반갑고 고마웠지만 우리 형편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 선뜻 가게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 : 형과 나는 망설이다가 딱 한 그릇만 시켜서 셋이서 같이 먹자고 엄마한테 말했다. : 한 그릇이라도 우리에게 우동을 먹이고 싶었던 엄마와, : 우동 국물 냄새에 마음이 끌린 우리 형제는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 문 닫을 시간에 들어와 우동 한 그릇밖에 시키지 않는 : 우리가 귀찮을 텐데도 주인 내외는 친절하고 반갑게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 : 주인 내외는 양도 많고 따뜻한 우동을 우리에게 내놓았다. : 그러고나서는 문을 나서는 우리에게 '고맙습니다! :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하며 큰소리로 말해 주었다. : 그 목소리는 마치 우리에게, '지지 말아라! 힘내! 살아갈 수 있어!'라고 : 말하는 것 같았다. : : : : 우리 가족은 그 후 일 년이 지난 작년 섣달 그믐날에도 그 우동 가게를 찾아갔다. : 여전히 우리는 형편이 나아지지 않아 우동은 한 그릇밖에 시킬 수가 없었다. : 하지만 이 날도 마찬가지로 주인 내외는 친절하고 따뜻하게 : 우리에게 우동을 대접해 주었다. :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는 인사도 여전했다. : :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면 힘들어 보이는 손님에게 : '힘내세요! 행복하세요!' 하는 말 대신 그 마음을 진심으로 담고 있는 ' : 고맙습니다!' 하고 말해줄 수 있는 일본 최고의 우동 가게 주인이 되겠다고." : : 주방안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던 주인내외의 모습이 어느새 보이지 않았습니다. : 형이 동생의 작문을 읽어 내려가는 사이 두 사람은 : 그대로 주저앉아 한 장의 수건을 서로 잡아당기며 :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고 있었습니다. : 시로도는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 : "쥰이 사람들 앞에서 이 작문 읽기를 마치자 선생님이 저한테, : 어머니를 대신해서 인사를 해 달라고 했어요." : "그래서 너는 어떻게 했니?" : 어머니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형에게 물었습니다. : : "갑자기 요청 받은 일이라서 처음에는 말이 안 나왔어요…… : 그렇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이렇게 말했어요. : 여러분, 항상 쥰과 사이좋게 지내줘서 고맙습니다…… : 작문에도 씌어 있지만 동생은 매일 저녁 우리 집의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 : 그래서 방과 후 여러분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일찍 집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 그리고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도 도중에 돌아와야 하니까 : 동생은 여러분들한테 몹시 미안해 했습니다. : 솔직히 저는 동생이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으로 작문을 읽기 시작했을 때 : 부끄럽게 생각했습니다. : 그러나 가슴을 펴고 커다란 목소리로 읽고 있는 동생을 보는 사이에, : 한 그릇의 우동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그 마음이 : 더 부끄러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 그 때, : 한 그릇의 우동을 시켜주신 어머니의 용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 형제는 앞으로도 힘을 합쳐 어머니를 보살펴 드릴 것입니다. : 여러분, 앞으로도 쥰과 사이좋게 지내 주세요." : 시로도의 말이 끝나자 어머니는 두 형제를 대견한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 세 사람은 어느 때보다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 : 다정하게 서로 손을 잡기도 하고, 무슨 이야기인가 나누며 : 웃다가 서로의 어깨를 다독여 주기도 하고, : 작년까지와는 아주 달라진 즐거운 그믐밤의 광경이었습니다. : 올해에도, 우동을 맛있게 먹고 나서 우동 값을 내며 : '잘 먹었습니다.'라고 머리를 숙이며 나가는 세 사람에게 : 주인 내외는 일 년을 마무리하는 커다란 목소리로, :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큰소리로 인사하며 배웅했습니다. : : 다시 일 년이 지나 섣달 그믐날이 되자 : <북해정>의 주인 내외는 밤 9시가 지나고부터 <예약석>이란 팻말을 : 2번 식탁에 올려놓고 세 사람을 기다렸습니다. : 그러나 그들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 : 다음해에도, 그 다음해에도 2번 식탁을 비워 놓고 기다렸지만 : 세 사람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 시간이 갈수록 <북해정>은 장사가 잘 되어, : 가게 내부 장식도 멋지게 꾸미고 식탁과 의자도 새로 바꿨지만 : 2번 식탁만은 그대로 남겨 두었습니다. : : 단정하고 깨끗하게 놓여져 있는 식탁들 가운데에서 : 단 하나 낡은 식탁이 중앙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 "어째서 이런 게 여기에 있지?" : : : : "낡은 이 식탁은 이 가게에 어울리지 않아." : 이렇게 의아스러워하는 손님들에게 주인 내외는 : '우동 한 그릇'의 사연을 이야기해 준 뒤 이렇게 덧붙이는 걸 잊지 않았습니다. : : "우리는 이 식탁을 보면서 그 때 그 사람들에게 받았던 감동을 :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 그리고 이 식탁은 간혹 손님들에 대한 배려와 따뜻함을 잃어가는 : 우리 내외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 우리는 어느 날인가 그 세 사람의 손님이 와 주었을 때, : 이 식탁으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 : 그 이야기는 '행복의 식탁'으로서, 손님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습니다. : 일부러 멀리에서 찾아와 우동을 먹고 가는 여학생이 있는가 하면, : 그 식탁이 비기를 기다렸다가 우동을 먹고 가는 사람들도 있고, :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가족들이 찾아와 새롭게 결심을 다지고 : 돌아가기도 하는 등 그 식탁은 상당한 인기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 : 그 후 몇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 섣달 그믐날이 되자 <북해정>에는, : 이웃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이웃 사람들이 가게문을 닫고 모두 모여들었습니다. : : 그들은 5, 6년 전부터 <북해정>에 모여서 섣달 그믐의 풍습인 : <해 넘기기 우동>을 먹은 후 제야의 종소리를 함께 들으면서, : 새해를 맞이하는 게 하나의 행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 : 그날 밤도 9시 반이 지나자 생선 가게를 하는 부부가 : 생선회를 접시에 가득 담아서 들고 오는 것을 시작으로, : 주위에서 가게를 하는 30여 명이 술이라아 안주를 손에 들고 : 차례차례 모여들었습니다. : 가게 안은 순식간에 왁자지껄해졌습니다. : 그들 중 몇 명의 사람들이 2번 식탁을 보며 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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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도 어김없이 2번 식탁은 비워 두었구먼!".
    : "이 삭탁의 주인공들이 정말 궁금하다고".
    : 2번 식탁의 유래를 그들고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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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은 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어쩌면 금년에도 빈 채로 ,
    : 신년을 맞이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그러나 주인 내외는 <섣달 그믐날 10시 예약석>은 비워 둔 채,
    : 다른 식탁에만 사람들을 앉게 했습니다.
    :
    : 2번 식탁에도 앉으면 좀 더 여유가 있으련만 비좁게 다른 자리에,
    : 모여 앉아 있으련만 비좁게 다른 자리에 모여 앉아 있으면서도,
    : 사람들은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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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게 안은 우동을 먹는 사람, 술을 마시는 사람,
    : 각자 가져온 요리에 손을 뻗치는 사람,
    : 주방 안에 들어가 음식 만드는 걸 돕고 있는 사람,
    : 냉장고를 열어 뭔가를 꺼내고 있는 사람 등등으로 떠들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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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의 내용도 다양했습니다. 바겐세일 이야기 금년 해수욕장엣 겪은 일,
    : 돈 안내고 달아난 손님 이야기 며칠 전에 손자가 태어났다는
    : 할머니의 이야기등으로 가게는 왁자지껄했습니다.
    : 그런데 10시 30분쯤 되었을 때 문이 드르륵 하고 열렸습니다.
    : 사람들의 시선이 입구로 쏠리며 조용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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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트를 손에 든 신사복 차림의 청년 두 명이 들어왔습니다.
    : 사람들은 자신들과 상관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자,
    : 다시 자신들이 나누던 이야기를 마저 하기 지작했습니다.
    : 가게 안은 다시 시끄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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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안해서 어쩌죠? 이렇게 가게가 꽉 차서…… 더 손님을 받기가……".
    : 주인 여자는 난처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 그런데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기모노를 입은 부인이 고개를 숙인 채,
    : 앞으로 나오며 두 청년 사이에 섰습니다.
    :
    :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쏠렸고 부인이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 "저…… 우동…… 3인분입니다만…… 괜찮겠죠?".
    : 그 말을 들은 주인 여자의 얼굴이 놀라움으로 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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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순간 십여 년의 세월을 순식간에 밀어젖히고 오래 전 그 날의
    : 젊은 엄마와 어린 두 아들의 모습이 눈앞의 세 사람과 겹쳐졌습니다.
    : 여주인은 주방 안에서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고 있는 남편에게
    : 방금 들어온 세 사람을 가리키면서 말을 더듬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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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저…… 여보!……".
    : 반가움과 놀라움으로 허둥대는 여주인에게 청년 중 한 명이 말했습니다.
    : "우리는 14년 전 섣달 그믐날 밤 셋이서 1인분의 우동을 주문했던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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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때의 한 그릇의 우동에 용기를 얻어 세 사람이 손을 맞잡고
    : 열심히 살아갈 수 가 있었습니다.
    : 그 후 우리는 이곳을 떠나 외가가 있는 시가현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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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금년에 의사 국가 시험에 합격하여 대학병원의 소아과 의사로
    :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 그리고 내년부터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 그 병원에 인사도 하고 아버님 묘에도 들를 겸해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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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고 우동집 주인은 되지 않았습니다만 은행원이 된 동생과 상의해서
    : 지금까지 저희 가족의 인생 중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계획을
    : 실행에 옮기기로 했습니다.
    :
    : 그것은 섣달 그믐날 어머니를 모시고 셋이서
    : 이곳 <북해정>을 다시 찾아와 3인분의 우동을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 고개를 끄덕이면서 듣고 있던 주인 내외의 눈에서 어느새 뜨거운 눈물이
    : 넘쳐흘렀습니다.
    :
    : 입구에서 가까운 거리의 식탁에 앉아 있던 야채 가게 주인이
    : 처음부터 죽 지켜보고 있다가,
    : 급한 마음에 우동을 씹지도 않고 꿀꺽 하고 삼키며 일어나
    : 모두에게 들릴 정도로 외쳤습니다.
    :
    : "여봐요 주인 아주머니! 뭐하고 있어요? .
    : 십여 년간 이 날을 위해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기다린,
    : 섣달 그믐날 10시 예약석이잖아요, 어서 안내해요 안내를!"
    :
    : 야채 가게 주인의 말에 비로소 정신을 차린 여주인이
    : 그제야 세 사람에게 가게 안의 2번 식탁을 가리켰습니다.
    : "잘 오셨어요.… 자, 어서요.…… 여보! 2번 식탁에 우동 3인분이요!".
    :
    : 주방 안에서 얼굴을 눈물로 적시고 있던 주인 아저씨도
    : 정신을 차리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 "네엣! 우동 3인분!"
    :
    : 그 광경을 지켜보며 가게 안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 환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습니다.
    : 가게 밖에는 조금 전까지 흩날리던 눈발도 그치고,
    : <북해정>이라고 쓰인 천 간판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시간 나실때 꼭 한번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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