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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 이창섭] 바야흐로 프로야구의 전성시대다. 지난 19일, 올 시즌 프로야구는 200만 관중을 동원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165경기 만에 거둔 성과이며, 1995년의 155경기 이후 역대 두 번째 기록이라고 한다. 이 페이스라면 애당초 목표로 잡았던 650만 관중 동원도 꿈의 숫자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국내야구는 한층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수준 높은 경기력과 야구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묘미는 국내야구의 인기를 계속해서 이어가게 했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많아질수록 전문적인 시각으로 야구를 즐기는 관중도 많아지는 법. 팬들의 수준을 맞추기 위해 각 방송사에서는 첨단 기계를 내세워 보다 세밀한 분석을 가능하게 했다. 각종 스포츠 관련 언론이나 포털 사이트에서도 수준 높은 칼럼들을 선보이며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주변 분야의 이런 노력은 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종사자들의 분발도 가져왔다. KBO는 이것의 일환으로 시즌 전 종전과 달라진 규칙들을 발표했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KBO가 '야심차게' 내놓은 규칙은 12초룰(주자가 없을 때, 투수들의 투구 간격을 12초로 제한하는 것)이다. 평균 3시간이 넘어가는 경기 시간은 분명 선수와 팬들 모두에게 독이 되었다. 그래서 클리닝 타임도 없앴으며, 심판들의 재량 하에 투수들이 경기 진행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되면 주의-경고-보크 판정을 줄 수 있게 만들었다. 심판들의 권력 강화가 우려되긴 했지만, 국내야구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넓은 마음'으로 이해를 하려고 해도 납득하기 힘든 규칙이 등장했다. KBO는 올 시즌 투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기존의 스트라이크 존을 확대 개편해,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 폭을 공 반개만큼 넓혔다.
김성근 감독이 해당 규정에 대해 언론을 통해서 직설적으로 비판했으나, 그들이 현장 의견을 수용하는 일은 없었다. 로이스터 감독 역시 "스트라이크 존을 확대하고 싶다면 홈 플레이트 크기를 바꾸면 되지 않나"라고 말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취했다. 결론적으로 구단 관계자들은 선수들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수밖에 없었다.
논란의 여지를 남긴 채, 2010시즌은 개막되었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존 확대에 대한 진통은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났다. 지난 3월 31일, 삼성의 강봉규는 삼진을 선언한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가지고 항의하다가 결국 퇴장명령을 받았다. 그는 지난 시즌 심판들이 선정한 '최고의 페어플레이어'였다. 가장 깔끔한 야구 매너를 가진 선수가 올 시즌 심판 판정에 제일 먼저 반기를 든 것이다. 그것도 단 4경기 만에.
경기 후 강봉규는 "공 반개가 아니라, 한 개 이상이 넓어진 것 같다"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스트라이크의 기준이 홈 플레이트가 아닌 심판의 눈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강봉규가 설정한 스트라이크 존에 혼란이 온 것이다. '볼 판정'과 관련된 일부 언론 기사 속의 선수와 감독의 반응을 살펴보면, 이러한 불만은 비단 강봉규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제도로 인해 두 번째 퇴장 조치를 받은 선수는 롯데의 카림 가르시아였다. 가르시아는 지난 5월 20일, 종잡을 수 없는 스트라이크 존에 강한 반감을 표시했다. 다혈질의 가르시아지만 올해로 벌써 한국무대 3년차다. 국내 야구 정서에 그만큼 익숙해져 있다는 의미이고, 그동안 가르시아가 이토록 강하게 어필한 경우도 흔치않았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스트라이크 판정 문제와 관련해 최초로 감독이 퇴장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LG의 박종훈 감독은 정성훈의 타석에서 권영철 주심이 선언한 스트라이크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두 번이나 그라운드에 올라왔다. 그 과정에서 심판과 신체적 마찰이 있었고, 박종훈 감독은 강제로 그라운드를 떠나야했다.
지금까지 살펴 본 세 건의 사건 모두 본질적인 문제는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와 그 적응 여부에 있다. 그러나 단순히 볼 판정의 불합리성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심판은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제3의 관계자다. 경기가 원활하게 흘러가기 위해서는 심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그들은 중립자로서 경기를 조절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한다. 그런데 근래 들어서 심판들은 이러한 권리를 그저 자신들의 권위를 내세우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
가르시아가 퇴장 당했던 경기를 떠올려보자. 당시 가르시아에게 퇴장을 명령했던 심판은 임채섭 주심이었다. 역대 3번째로 통산 2,000경기 출장을 달성한 임채섭 심판은 국내 심판진 중에서도 최고 베테랑 중 한 명이다.
먼저 방망이를 부러뜨리며 감정적으로 대응한 가르시아의 퇴장 조치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삼고 싶은 장면은 그 다음이다. 가르시아는 계속해서 임채섭 주심 판정에 불복하며 항의했다. 하지만 가르시아에게 돌아온 건 판정에 대한 설명이 아닌 냉대와 비웃음이었다. 차라리 얼굴을 맞대고 고함을 질렀다면 그 모습이 그토록 아쉽게 느껴지지는 않았으리라.
22일 있었던 박종훈 감독 퇴장 사태 속에서 보였던 심판들의 태도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박종훈 감독이 권영철 주심에게 신체적 마찰을 가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규순 2루심이 박종훈 감독을 밀친 것까지 면죄부를 받을 순 없다. 명백하게 그릇된 조치였으며, 이후 권용관의 기습번트를 아웃으로 판정한 전일수 1루심의 애매한 판정은 LG측에 대한 보복성 판정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심판들은 항상 오심 여부에 대해 일단 아니라고 발뺌부터 한다. 비디오 판독 등으로 오심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심판들의 변명은 하나로 직결된다.
"심판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간혹 잘못된 판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참 편안하고 간단한 대응 방식이다. 관점을 바꿔서 이야기해보면 선수와 감독도 사람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심판들 역시 그들의 대응 방식이 다소 지나치고, 이성적이지 못하더라도 이해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자신들의 실수만 용납하고 이해해주길 바라는 것은 심판 권위에 의존한 이기적인 생각에 불과하다. 최소한 선수나 감독의 항의에 대해 진중한 태도로 대응해야 하며, 그 후의 보복 판정도 나와서는 안 된다.
김인식 기술위원장은 감독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야구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김인식 위원장의 말대로 사람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스포츠에서 실수 한 번 나오지 않고 시즌을 치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실수가 나오더라도 심판과 선수/구단 관계자 간의 신뢰를 조성해 큰 사건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심판들의 권위는 자신들에게 이로운 규칙을 만든다고 해서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오심을 최소화하고 올바른 판단으로 경기를 매끄럽게 이끌었을 때, 비로소 그들의 권위는 견고하게 서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심판들의 권위는 자신들의 바람과 달리 잴 수 없을만큼 추락했다. 적어도 팬들의 시선에서는 그렇다. 부디 지금부터라도 심판들의 '올바른 권위'가 제대로 확립되길 기대한다.
// 야구타임스 이창섭(블로그 : blog.naver.com/pbbless)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기록제공=Statiz.co.kr]
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한국 야구 대표팀이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국내야구는 한층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수준 높은 경기력과 야구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묘미는 국내야구의 인기를 계속해서 이어가게 했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많아질수록 전문적인 시각으로 야구를 즐기는 관중도 많아지는 법. 팬들의 수준을 맞추기 위해 각 방송사에서는 첨단 기계를 내세워 보다 세밀한 분석을 가능하게 했다. 각종 스포츠 관련 언론이나 포털 사이트에서도 수준 높은 칼럼들을 선보이며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주변 분야의 이런 노력은 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종사자들의 분발도 가져왔다. KBO는 이것의 일환으로 시즌 전 종전과 달라진 규칙들을 발표했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KBO가 '야심차게' 내놓은 규칙은 12초룰(주자가 없을 때, 투수들의 투구 간격을 12초로 제한하는 것)이다. 평균 3시간이 넘어가는 경기 시간은 분명 선수와 팬들 모두에게 독이 되었다. 그래서 클리닝 타임도 없앴으며, 심판들의 재량 하에 투수들이 경기 진행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되면 주의-경고-보크 판정을 줄 수 있게 만들었다. 심판들의 권력 강화가 우려되긴 했지만, 국내야구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넓은 마음'으로 이해를 하려고 해도 납득하기 힘든 규칙이 등장했다. KBO는 올 시즌 투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기존의 스트라이크 존을 확대 개편해,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 폭을 공 반개만큼 넓혔다.
김성근 감독이 해당 규정에 대해 언론을 통해서 직설적으로 비판했으나, 그들이 현장 의견을 수용하는 일은 없었다. 로이스터 감독 역시 "스트라이크 존을 확대하고 싶다면 홈 플레이트 크기를 바꾸면 되지 않나"라고 말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취했다. 결론적으로 구단 관계자들은 선수들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수밖에 없었다.
논란의 여지를 남긴 채, 2010시즌은 개막되었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존 확대에 대한 진통은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났다. 지난 3월 31일, 삼성의 강봉규는 삼진을 선언한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가지고 항의하다가 결국 퇴장명령을 받았다. 그는 지난 시즌 심판들이 선정한 '최고의 페어플레이어'였다. 가장 깔끔한 야구 매너를 가진 선수가 올 시즌 심판 판정에 제일 먼저 반기를 든 것이다. 그것도 단 4경기 만에.

이 제도로 인해 두 번째 퇴장 조치를 받은 선수는 롯데의 카림 가르시아였다. 가르시아는 지난 5월 20일, 종잡을 수 없는 스트라이크 존에 강한 반감을 표시했다. 다혈질의 가르시아지만 올해로 벌써 한국무대 3년차다. 국내 야구 정서에 그만큼 익숙해져 있다는 의미이고, 그동안 가르시아가 이토록 강하게 어필한 경우도 흔치않았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스트라이크 판정 문제와 관련해 최초로 감독이 퇴장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LG의 박종훈 감독은 정성훈의 타석에서 권영철 주심이 선언한 스트라이크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두 번이나 그라운드에 올라왔다. 그 과정에서 심판과 신체적 마찰이 있었고, 박종훈 감독은 강제로 그라운드를 떠나야했다.
지금까지 살펴 본 세 건의 사건 모두 본질적인 문제는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와 그 적응 여부에 있다. 그러나 단순히 볼 판정의 불합리성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심판은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제3의 관계자다. 경기가 원활하게 흘러가기 위해서는 심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그들은 중립자로서 경기를 조절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한다. 그런데 근래 들어서 심판들은 이러한 권리를 그저 자신들의 권위를 내세우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
가르시아가 퇴장 당했던 경기를 떠올려보자. 당시 가르시아에게 퇴장을 명령했던 심판은 임채섭 주심이었다. 역대 3번째로 통산 2,000경기 출장을 달성한 임채섭 심판은 국내 심판진 중에서도 최고 베테랑 중 한 명이다.
먼저 방망이를 부러뜨리며 감정적으로 대응한 가르시아의 퇴장 조치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삼고 싶은 장면은 그 다음이다. 가르시아는 계속해서 임채섭 주심 판정에 불복하며 항의했다. 하지만 가르시아에게 돌아온 건 판정에 대한 설명이 아닌 냉대와 비웃음이었다. 차라리 얼굴을 맞대고 고함을 질렀다면 그 모습이 그토록 아쉽게 느껴지지는 않았으리라.
22일 있었던 박종훈 감독 퇴장 사태 속에서 보였던 심판들의 태도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박종훈 감독이 권영철 주심에게 신체적 마찰을 가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규순 2루심이 박종훈 감독을 밀친 것까지 면죄부를 받을 순 없다. 명백하게 그릇된 조치였으며, 이후 권용관의 기습번트를 아웃으로 판정한 전일수 1루심의 애매한 판정은 LG측에 대한 보복성 판정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심판들은 항상 오심 여부에 대해 일단 아니라고 발뺌부터 한다. 비디오 판독 등으로 오심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심판들의 변명은 하나로 직결된다.
"심판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간혹 잘못된 판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참 편안하고 간단한 대응 방식이다. 관점을 바꿔서 이야기해보면 선수와 감독도 사람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심판들 역시 그들의 대응 방식이 다소 지나치고, 이성적이지 못하더라도 이해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자신들의 실수만 용납하고 이해해주길 바라는 것은 심판 권위에 의존한 이기적인 생각에 불과하다. 최소한 선수나 감독의 항의에 대해 진중한 태도로 대응해야 하며, 그 후의 보복 판정도 나와서는 안 된다.
김인식 기술위원장은 감독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야구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김인식 위원장의 말대로 사람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스포츠에서 실수 한 번 나오지 않고 시즌을 치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실수가 나오더라도 심판과 선수/구단 관계자 간의 신뢰를 조성해 큰 사건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심판들의 권위는 자신들에게 이로운 규칙을 만든다고 해서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오심을 최소화하고 올바른 판단으로 경기를 매끄럽게 이끌었을 때, 비로소 그들의 권위는 견고하게 서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심판들의 권위는 자신들의 바람과 달리 잴 수 없을만큼 추락했다. 적어도 팬들의 시선에서는 그렇다. 부디 지금부터라도 심판들의 '올바른 권위'가 제대로 확립되길 기대한다.
// 야구타임스 이창섭(블로그 : blog.naver.com/pbbless)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기록제공=Statiz.co.kr]
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